"사형 선고받아도 괜찮다?"…소년법에 숨겨진 비밀 ..

원주민 0 28 08.12 17:49




"피고인의 미성년자 신분이 유지되는 올해 12월 전까지 재판이 종결돼야 합니다."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B양의 변호인이 지난 6일 재판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변호인의 이 발언을 들은 피해자 유족들은 "형량을 줄이기 위해 꼼수를 부린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B양 측이 신속한 재판을 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12월 이전에 재판을 끝내는 것이 B양의 구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걸까요?


■ "사형 선고받아도 괜찮다?"…변호인단의 노림수는

1998년 12월생인 B양은 현재 18세로 만 19세 미만 피고인을 대상으로 하는 소년법 적용 대상자입니다.

올해 12월 생일이 지나면 B양은 소년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소년범들은 소년법 59조 '사형 및 무기형의 완화' 조항에 따라 사형이나 무기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질러도 15년의 유기징역을 받습니다.


'특정강력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 적용을 받아 징역 20년으로 가중처벌되더라도 사형이나 무기징역을 모두 피할 수 있다는 겁니다.

B양 측이 빠른 재판을 원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B양이 주범 A양에게 살인을 지시한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최대 20년 형으로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올해 안에만 재판이 끝나면 괜찮다는 계산입니다.

복역하다가 일정 기간을 채우면 교정 당국의 평가를 받고 조기 출소할 수 있는 길도 열려 있기 때문에 사형과 무기징역만 피한다면 20년까지 수감생활을 하지 않아도 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 3년이면 가석방…"나이가 면죄부는 아니잖아요"

인천 초등생 살인 사건을 계기로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미성년자에 대해 처벌을 감형해주는 것이 바람직한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성인범죄를 모방하는 등 날로 흉악해지는 미성년자 범죄를 두고 일각에서는 소년법에 적용하는 '연령 기준'을 하향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소년법이 만 19세 미만의 범죄자들에게 일종의 면죄부를 부여해 피해자의 인권이 경시된다는 지적입니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지난달 23일 "점점 흉포화되는 청소년 범죄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소년법상 보호대상인 소년의 연령을 현행 19세 미만에서 18세 미만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현행법상 최대 형량은 징역 20년이지만, 소년법에 따라 짧게는 3년에서 5년 뒤면 가석방되는 현실도 문제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김현수 /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외래교수]

"소년범죄자들로 하여금 '중하게 처벌받을 줄 알았지만, 이렇게 가석방돼 나갈 수 있다'는 일종의 환각증세를 일으키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 "처벌 강화만이 능사는 아니다"라는 의견도 다수

'소년범 엄벌화'에 반대하는 측은 적용 연령을 낮추거나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이 소년법의 목적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강조합니다.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처럼 극단적인 범죄에 맞춰 법 기준을 강화하면 낙인효과를 방지하고 교화의 가능성에 중점을 둔 소년법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겁니다.


강한 처벌이 범죄를 억제할 것이라는 예상이 청소년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처벌의 수위가 높아지기 때문에 다른 행동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해야 하는데 청소년들은 지금 당장 내가 저지른 일로 5년, 10년 뒤 미래를 추론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 괴물은 어떻게 탄생하나…배경 분석도 중요한 사회적 책무

처벌 수위를 논하기 이전에 범죄를 저지른 소년범이 처한 환경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폭력이나 살인 등에 노출된 환경적인 이유를 배제한 채 제도에 대한 논의만 해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겁니다.


[김은효/대한변호사협회 법제위원]

"미성년자들의 범죄가 고도화되는 것에는 사회적인 영향도 있습니다. 아이들은 인터넷이나 SNS 등을 통해 부적절한 콘텐츠도 여과 없이 보고 배우게 됩니다. 또한 가정과 학교에서도 아이들을 이런 환경에서 보호하고 제대로 교육할만한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습니다."


(기획·구성: 정윤식, 장아람 / 디자인: 임수연)   





Comments